아버지가 남긴 자필 유언장에 "재산은 모두 장남에게"라고 적혀 있는데, 날짜가 빠져 있거나 필체가 낯설다면 둘째는 유언이 무효라고 다투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 가서 상속유류분 반환을 청구해도 늦지 않을까요. 이 문서는 두 주장을 한 번에 세우는 방법과, 다투는 동안에도 흐를 수 있는 1년 기한을 판례로 정리합니다.
두 주장은 서로 반대 방향을 봅니다
상속유류분 다툼에서 유언 무효 주장은 그 유언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으니 재산은 상속재산으로 돌아와 법정 비율이나 분할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환 청구는 거꾸로 그 유언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그 유증 때문에 모자라게 된 최소 몫을 채워 달라는 주장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무효만 주장해서는 반환 청구를 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유증이나 증여가 무효라며 법정상속분에 따른 반환을 구한 것은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반환 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0다50809 판결). 사인증여가 무효라며 받은 사람이 써 버린 돈을 돌려 달라고 한 사건에서도, 그 청구 안에 사인증여가 유효하다는 전제의 반환 청구가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0다66430, 66447 판결).
하나의 소송에 순서를 정해 묶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하나의 소송에서 먼저 유언의 무효를 판단해 달라고 하고,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부족분을 반환하라는 청구를 뒤에 붙이는 방식(주위적·예비적 청구)이 쓰입니다. 소송을 내기 전이라면 상대방에게 보내는 서면에도 "유언의 효력을 다투지만, 유효로 판단될 경우를 대비해 부족분 반환을 청구한다"는 뜻을 함께 적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판 밖에서도 상대방에게 반환을 구하는 뜻을 밝히면 그것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 되고 시효 진행도 멈춘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2000다8878 판결).
유언 무효를 다투는 소송과 반환 청구는 가정법원 관장 사항이 아니어서 민사 법원에서 다루며, 유증처럼 사망으로 효력이 생기는 행위에 관한 소는 고인이 사망할 당시의 주소지 법원에도 낼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2조). 같은 법원에서 두 주장을 함께 심리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투는 동안 1년은 어떻게 흐르나
1년의 출발점은 '안 때'입니다. 판례는 고인의 사망으로 상속이 열렸다는 것, 증여나 유증이 있었다는 것, 나아가 그것이 반환 대상이라는 것까지 인식한 시점이라고 풀이했습니다(2006다46346 판결). 그렇다면 유언이 무효라고 믿고 다투는 동안은 아직 '안 때'가 오지 않은 것일까요.
대법원은 증여 등이 무효라고 믿고 소송에서 다투고 있다면 그 사실을 안 것만으로 곧바로 반환해야 할 것임까지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무효를 주장하기만 하면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고인의 거의 전 재산이 넘어갔고 권리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무효 주장에 일응 근거가 있고 그 무효를 믿었기 때문에 청구하지 않았다고 수긍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환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고 추인한다는 것입니다(2000다66430). 다툼이 길어질 것을 핑계로 반환 청구를 미루면 기한을 넘겼다는 판단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해외에 살던 상속인이 다른 형제가 건넨 자필 유언장 사본만 본 시점이 아니라, 검인 기일에 원본을 확인한 시점에 유증을 알았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2006다46346). 언제 무엇을 보았는지를 날짜별로 남겨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무효를 다투는 근거와 함께 볼 것
유언은 민법이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없고(제1060조), 방식은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구수증서 다섯 가지입니다(제1065조). 자필증서라면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제1066조). 자필증서처럼 검인이 필요한 유언이라면, 원본을 갖고 있거나 찾아낸 사람이 고인 사망 후 바로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공정증서와 구수증서 방식의 유언은 이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제1091조).
방식의 흠을 다툴 때는 상대방이 '유언이 아니라 생전에 합의한 사인증여였다'고 맞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유언 방식에 관한 규정은 단독행위인 유언을 전제로 한 것이라, 계약으로 맺는 사인증여에는 그대로 쓰이지 않습니다(2000다66430). 예비적 청구에는 유증과 사인증여를 함께 적어 두는 편이 빈틈을 줄입니다. 또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은닉한 사람은 상속인이 되지 못하므로(제1004조 제5호), 위조가 의심되면 상속인 명단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상속유류분 청구를 붙일 때 정리해 둘 기록은 이렇습니다.
- 유언장을 처음 본 날과 원본을 확인한 날(검인 기일 등)
- 무효 사유별 자료 — 필적 비교 자료, 작성 무렵의 진료 기록, 날짜·주소 기재 여부
- 유언이 유효할 경우의 부족액 계산표
- 반환을 구하는 서면의 발송일과 받은 날짜를 보여 주는 기록
자주 묻는 질문
Q. 공정증서로 남긴 유언이면 다툴 여지가 없나요?
A. 검인 대상은 아니지만, 공정증서 유언이 요구하는 방식을 지켰는지나 작성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다툼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다툼과 별개로 반환 청구의 기한 관리는 똑같이 해야 합니다.
Q. 무효 소송에서 진 다음에 반환 청구를 해도 되나요?
A. 판결이 확정될 무렵이면 1년이 이미 지났다는 다툼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효 주장과 함께 예비적으로 청구해 두거나, 적어도 반환을 구하는 서면을 먼저 보내 두세요. 남은 재산을 나누는 문제와의 관계는 분할과 유류분의 차이 문서에 정리했습니다.
정리
유언 무효와 최소 몫 반환은 방향이 반대인 주장이어서, 무효만 다투면 반환 청구를 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상속유류분 청구를 예비적으로 함께 세우고, 1년 기한은 다툼과 별개로 지키세요. 다른 질문은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562조·제1004조·제1060조·제1065조·제1066조·제1091조·제1115조·제1117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민사소송법 제22조 [시행 2026. 10. 2.][법률 제2199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66447 판결,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8878 판결,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6다46346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5080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